22년을 보내며 프랑스식 새해 맞이 식사, 친구들과 레베이옹 하다
프랑스의 가정 큰 명절은 크리스마스라고 지난번에 언급했었죠?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큰 명절이에요, 한국으로 치면 설날 같아요.
프랑스에서 친구들과 모이는 1년 중 가장 중요한 날이 있어요.
바로 12월31일, 새해 전날이죠. 저녁부터 밤까지 즐겁게 먹고 마시고 놀면서 새해를 맞이 해요
이 때 하는 식사를 레베이옹이라고 해요, 새해 맞이 식사가 되는 것이죠
00:00 가 되자마자 서로 외치죠
" Bonne Année~~"

프랑스말로 réveillon du Nouvel An은 12월 31일 친구들과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식사를 뜻해요
집에서도 하지만 레스토랑에서도 레베이옹 하는 경우가 많아요

코로나로 한동안 못 만났던 파리 친구들과 간단히 식사를 하기로 했어요.
집에서 보기로 했는데, 파리에서 레베이옹 식사처럼 준비를 해 놨더라구요 ♪♬
파리에선 이랬지, 저랬지 하면서 서로 식탁 준비를 했어요

우리들의 레베이옹 메뉴는 석화, 연어, 샐러드, 치즈와 쏘시송, 깡퍄뉴 빵 그리고 화이트 와인
심플하지만 금방 상이 풍성해졌어요

파리에 있을 때 크리스마스와 1월 중에 석화를 한번쯤은 먹었는데 너무~ 비쌌다는 이야기, 석화 껍질까지 쉽게 되어있었다는 이야기, 주절주절..

싱싱한 석화와 화이트 와인이 잘 어울렸어요.
Latroun 지방의 무스카 블랑(Muscat Blanc).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만든 와인이라고 해요. 약간 달긴 했지만 술술 넘어가더군요

사진 아래 왼쪽의 쏘시송은 제가 좋아하던 누아젯(헤이즐럿)이 들어간 쏘시송이에요.
파리에 있는 친구가 서울에 일이 있어 온다고 해서 부탁했었죠
Justin Bridou의 le Baton de Berger, saucisson aux noisettes

맥주랑 먹을 때는 좀 싸다 싶었는데, 친구들과 와인과 곁들여 먹으니 맛있더라구요.
두 친구 모두 오랫만에 바통 드 베르제 쏘시송 먹는다며 좋아했어요.

프랑스에서 까망베르를 후식으로 주로 먹는데 와인 안주로는 사과를 얇게 썰고 까망베르도 얇게 썰어서 함께 먹으면 맛이 끝내줘요. 시간만 있었다면 까망베르-사과 식으로 꾸며놨을텐데..

개인적으로 단단한 치즈를 좋아해서 까망베르보다는 꽁떼(Comte)를 선호해요. 몇년전만 해도 서울에서 꽁떼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요즘은 코스트코와 롯데백화점 지하 슈퍼에서 살 수가 있어요
위 사진처럼 둥근 꽁떼를 두고 두고 먹고 싶어요, 그럼 행복할거 같은데...

파리에서 지냈던 이야기, 서울에서의 직장생활 이야기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5시간도 넘게 이야기를 했더라구요..

와인도 2병째, 독일산 화이트 와인으로 레베이옹 식사와 어울렸어요
단맛이 있긴 하지만 약해서 좋았어요

메종조에서 주문한 쏘시송 블랑, 쏘시송 느와...자르기전에 찍었어야 하는데...
술안주인 saucisson sec과 달리 위의 쏘시송은 식사 대용이에요
쏘시송 느와가 많이 짜서 남기고 다른 쏘시송들은 먹을만 했어요

자연산 참다래를 처음 먹어봤어요. 보기엔 키위와 같은데 맛은 키위보다 훨씬 달고 씹는 맛이 있어요
친구네 과수원에서 키운 참다래라고 해요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다보니 늦은 밤이 되어 헤어지는 시간이 다가왔어요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1월에 여행 계획을 짜고 그자리에서 비행기표, 숙박, 렌트카까지 예약했어요
오랜된 포도주와 친구는 언제 만나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