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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늦음 밤 나를 기다리는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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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월양입니다.

우리집 강아지 이름은 '사랑"이 입니다. 말티즈로 약 10살이 넘어 가고 있고 사람만 좋아하여 무릎에 앉아 있거나 사람 옆에 누워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랑이에 대한 글입니다. 간식을 꺼내면 흥분을 하기에 항상

"기다려" 하면 앉아서 기다립니다^^

글사세에서 썼던 글입니다


늦은 밤 나를 기다리는 이는?

 

주말이 아닌 평일 저녁에 뮤지컬을 보게 되면 항상 늦게 귀가를 하게 된다. 평일에는 저녁 8시에 공연 시작해서 끝나는 시간이 보통 10시반 전후가 된다. 공연장이 서울 안에 있으면 12시 안에 집에 도착할 수 있으나 성남 아트센터처럼 경기도에 있는 경우는 항상 밤 12시를 넘기게 된다.

부모님께서는 10시가 넘으면 주무시기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발걸음도 조용히 까치발로 집 앞까지 걸어간다. 정시 퇴근하고 아파트 복도를 걸어가면 우리 집 강아지 사랑이가 내 발소리를 듣고 카랑카랑하게 짖으며 현관으로 나와 있어서, 늦은 밤에는 부모님과 이웃에게 피해를 안 주려고 조용히 까치발로 걷는다. 현관문의 도어록의 번호를 살-살-살 누르면 어느새 우리 집 강아지 ‘사랑’이가 꼬리를 치며 현관에 나와 있다. 사랑이도 부모님께서 주무실 때는 짖지 않고 조용히 꼬리만 친다. 늦은 밤 나를 반기는 이는 사람이 아닌 강아지 ‘사랑’이다.

파리에 혼자 살 때는 늦은 밤 집에 들어가면 반기는 이 하나 없고 캄캄한 어둠만이 있었다. 5년 정도 빨간 물고기를 키운 적이 있어서 늦게 집에 들어가면 불을 키자마자 물고기에게 인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하도 촐랑거려서 이름을 촐랑이라고 지여 주었었다. 촐랑이도 내가 가까이 가면 쪼로록 다가와서 반가운 기색을 보였었다. 내게는 인사로 보였지만 친구는 밥 달라는 행동이라고 했다. 뭐든 어떤가 살아있는 생물이 나를 반겨주니 그 시절 촐랑이에게 말을 많이 걸었었다. 외로워서가 아니라 내 말에 반응하는 촐랑이가 너무 신기하고 귀여워서였다. 아니, 외로웠었나?

한국에 오니 서울 부모님 집에, 전에 없던 말티즈 종의 강아지 사랑이가 가족으로 대우를 받고 있었다. 조카가 키우다가 못 키우고 부모님께 맡겨서, 부모님은 할머니, 할아버지, 나는 사랑이의 고모가 되었다. 사랑이는 사람을 너~무~나 좋아해서, 사람이 없는 집에 혼자 있지를 못한다. 아무도 없으면 사람이 올 때까지 짖는다. 빌라에 살 때는 위 아래층에서 강아지들을 키워서 몰랐는데, 아파트에서 강아지가 짖으니 민원이 생겨서 관리사무실에서 조심해 달라는 얘기를 들었다. 아파트로 이사 온지 얼마 안되어 가족들과 식사하러 근처로 나갔다가 2시간 넘어서 들어오다가 경비 아저씨께서

“ 000 호 사시죠? 강아지 키우시나요? ”

“ 네, 어떻게 아셨어요? “

“ 강아지가 2시간 내내 짖는다고 민원이 들어와서요. 인터폰 연결도 안되고, 초인종 눌러보니 아무도 안 계시던데, 강아지가 계속 짖었어요. “

“ 어머, 죄송해요. 강아지가 두 마리라 안 짖을 줄 알았는데, 죄송합니다. 혹시 몇 호에서 얘기했어요? 죄송해서 사과 드려야 할 것 같은데…”

“ 다음에 안 짖게 하시면 됩니다. 직접 사과 안 하셔도 되요. 제가 말씀 전달하겠습니다”

“ 네. 죄송합니다 “

 

사랑이는 여아라서 소리가 가늘고 날카롭다. 여름에 문을 열고 방충 현관문으로 바꿔 놓으면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짖는다, 날카롭게. 못 짖게 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다. 개 짖는 것으로 민원이 생긴 이후로, 부모님 중 한 분께서는 꼭 집에 계신다.

“ 개가 집과 사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개와 집을 지키네. 네 아빠와 내가 외부 약속을 동시에 잡을 수가 없어 “

“ …. 주말에 약속 있으시면 제게 맡기고 약속 잡으세요. “

 

우리 집 강아지 사랑이가 유독 챙기는 사람이 나이다. 엄마와 아빠와는 하루 종일 함께 있어서 그런지 퇴근하며 집에 들어가면 꼬리를 휘휘 저으며, 깡총깡총 뛰어온다. 마치 토끼처럼 뛰어온다.

“ 사랑이가 너가 퇴근하고 오면, 아이들이 엄마 마중하는 것처럼 좋아서 뛰어가네.”

“ 내게만 그러나? 엄마, 아빠에게도 뛰어가지 않아요?

“ 내가 나갔다가 들어오면 네 아빠 침대에서 눈만 꿈벅꿈벅 거리고 안 내려와. 그런데 네가 들어오면 혼자 침대에서 뛰어 내려가서 너를 반기잖니 “

“ 내가 놀아줘서 그런가? 잠은 엄마하고만 자잖아요? “

 

나야 본적이 없지만, 내가 여행으로 며칠 집을 비우면 하루에 한번씩 점검 하듯 내방에 들어와 내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밤이 되면 현관문 쪽에 앉아 있는다고 한다. 아버지는 무뚝뚝하시고, 엄마는 밥 주고, 예뻐해 주지만 놀아주는 것은 나이기에 사랑이가 나를 더 챙기나 보다. 내가 없으면 심심할 지도 모르겠다

 

늦은 귀가에 누군가 나를 반기는 상황은 기분 좋은 일이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정을 주면 소통을 하게 된다. 식물도 매일 말을 해주고 가끔 잎을 쓰다듬어 주면 싱싱함을 오래 유지한다. 반려 동물도 사람과 감정 소통을 해서, 주인이 기쁘고 슬프고 화내는 것에 대해 민감해진다.

가끔 방송을 보면 유기견, 유기묘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가슴이 아프다. 엄마와 나는 동물 농장 애청자이다. 유기 동물들 중에서, 자기 새끼에 대해 정성을 다하는 동물을 보면 기특하고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부모나 자녀에게 폭력을 행하는 뉴스를 보다보면 동물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만이 사는 세상이 아니라 동물과 식물이 모두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환경 오염으로 지구가 아파하고 기후변화가 점점 심해진다고 한다. 올 여름 장마가 길고 폭우도 기후 변화의 영향도 일부분 있다고 한다.

장마가 끝났다고 하는데 태풍의 영향인지 어제 오늘 비가 왔다. 장마가 가고 햇빛 좋은 날들이 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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