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월양입니다.
어렸을때는 모르는 음식, 보기 흉한 음식은 먹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못 먹을 음식이 없더군요. 좋아하지 않을뿐.
생선회는 물컹거려서, 족발이나 곱창은 징그러워서, 추어탕이나 장어탕은 우거지탕과 달리 느낌상 등등 핑게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다 잘 먹습니다. 회는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좋아합니다.
그외는 보통..
파리에 살때, 회가 먹고 싶어서 최대한 싱싱한 생선을 골라서 회로 먹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농어 2마리를 사다가 껍질을 어렵게 벗기고 나니 살보다 껍질에 붙은 살이 많아서 회로 먹은 것보다 매운탕으로 먹은 살이 더 많았습니다. 회는 아무나 뜨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직접 해 보고 알았죠..
가끔 엄마가 추어탕이나 장어탕을 집에서 만드십니다. 밖에서 먹는 것보다 미꾸라지나 장어가 많이 들어가니 영양가가 듬뿍일 수 밖에 없죠.
더운 8월 어느 주말에 장어탕을 준비하시길래 사진을 찍어가며 옆에서 조리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장어탕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요리였습니다.
엄마의 요리라서 계량컵은 없기에 제가 눈대중으로 적었습니다
장어탕 재료
장어(중간크기 8마리), 얼갈이배추 2단, 파, 된장 2국자, 고추가루, 마늘 (방앗잎, 들깨가루는 선택)
엄마의 음식 손은 커서, 큰냄비, 일명 커다란 곰국 냄비에 끊였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어렵다기 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래도 1시경에 장어 사다가 손질하고 저녁 6시경에 먹을 수 있었으니 아주 오래 걸린 것은 아니죠..한 들통 끊였으니 일주일은 거뜬히 먹을 수 있었고요.
장어탕 요리 순서
1. 장어를 깨끗이 씻는다(머리와 내장은 생선가게에서 손질해 줌)-지느러미와 꼬리끝은 가위로 잘라준다
2. 장어가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끊인다.
3. 얼갈이 배추는 손질하여 푹 익힌 후에 씻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준다
4. 장어가 손에 으깨질 정도가 되면 불을 끄고 식힌다
5. 장어의 살이 으깨지지 않게 훌터서 살과 뼈를 분리한다.
6. 뼈를 장어 삶은 물을 넣고 믹서기에 간다. 체에 바쳐서 장어탕 국물로 사용한다
7. 냄비에 장어살, 장어뼈국물, 얼갈이배추, 파, 방앗잎(선택), 된장, 마늘, 고추가루를 넣고 끊인다
제가 도와주려고 해도 엄마는 제게 심부름만 시킵니다. 제가 믿음직스럽지 않나 봅니다 ㅜㅜ 사진을 찍을때마다 잠깐 손을 멈추어주곤 하면서
" 찍는다고 기억나니? 해봐야 알지 ! "
" 엄마가 내게 할 기회를 안주잖아 ! "
" 나중에 해봐, 아니면 넌 사먹어 !, 집에서 하지말고 "
" ...... 엄마는 집에서 하잖아요? "
" 우리때는 다 집에서 해 먹어서 그래 "
사진을 통해 장어탕 순서를 다시 기억해 보도록 해요
1. 생선가게에서 이미 간단한 손질을 해 주기에 깨끗이 씻어서 장어가 잠길 정도의 물을 넣고 끊인다
2. 장어가 끊을때 비린내가 심하지 않았어요. 장어만 건져서 식혀 둡니다. 그사이에 얼갈이 배추 손질 및 삶으면 됩니다
3. 손으로 훌듯이 하면 살이 발라져요. 뼈는 믹서기에 물을 넣고 갈아주고 체에 바쳐서 그 물은 장어탕에 넣어주면 됩니다. 뼈는 버리고^^
4. 얼갈이 배추는 뿌리를 잘라서 물은 조금만 넣고 뚜껑 닫고 끊여줍니다. 데치는 것이 아니라 푹 익혀야 됩니다. 우거지를 사용해도 되는데 엄마는 신선한 맛을 좋아하셔서 얼갈이 배추나 배추를 사용합니다. 우거지는 좀 질기다고 하네요
5. 푹 삶아지면 물에 여러번 씻어서 물기를 뺀 후 먹기 좋게 잘라 줍니다
6. 준비된 장어 끊인 물에 장어살, 얼갈이배추, 파, 넣고 된장 2국자를 풀어준 후에 방앗잎과 고추가루 한국자와 마늘 한국자를 넣어주고 한소끔 끊여줍니다.
7. 부추가 있기에 부추도 넣었네요 . 장어살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컷^^. 전 청양고추를 조금 넣어서 매콤하게 먹었습니다
더운 여름 삼계탕도 좋지만 장어탕도 여름 나기에 좋은 음식입니다. 여름이 지났지만 포스팅합니다. 여름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한번쯤 해 먹어도 좋을 듯 합니다. 장어는 생선가게에서 손질을 해 주지만 미꾸라지는 살아 있는 것으로 해야 되어서 집에서 하려면 큰마음을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엄마도 알고 계십니다. 요즘은 먹고 싶은 음식은 언제나 사먹을 수 있다는 것을. 그러면서도 엄마는 사먹는 것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장어탕이나 추어탕을 좋아합니다. 제가 먹어봐도 외식보다는 집에서 만든 것이 맛이 좋습니다. 조미료를 적게 넣어도 주재료를 듬뿍 넣어서 맛이 더 좋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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