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만난 친구들 5명이 몇년째 여행 적금을 붓고 있다. 한국에 3명, 파리에 2명.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자주 보지 못하고 파리 친구들이 출장 나올 때 모인다. 제주에 있는 친구는 자주 못보고 거의 4명이 만난다.
서울에 있는 우리보다 파리에 있는 친구들이 서울에서 유행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더 잘 안다. 특히 marrion이 나와 같은 음식에 진심인 친구이다.
중화요리가 먹고 싶다고 한 곳을 정했는데 일요일에는 휴무라서 새로운 곳을 찾았다고 알려준 곳이 바로
홍콩주점 용용선생
0507-1467-3308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중식당이 아닌 젊은이들이 좋아할 마라맛 요리가 많았다.
주점 스타일이라 점심이 아닌 저녁부터 새벽까지 운영한다.
평일 오후 5시~새벽 2시 / 금,토,일 오후 5시~새벽 5시
용용선생 논현역점은 먹자골목에 있다.
5시 오픈인데 일찍 도착한 우리들, 식당 앞에서 이야기하며 거리에 있는 메뉴판을 보고 미리 어떤 요리인지 살펴봤다. 식당이름이 한자다. 출입구 위에도 한자다. 갑자기 고등학생 때 한문 수업 받았던 기억으로 식당이름을 읽어본다
香港酒店 홍콩주점 龍龍先生 용용선생
武陵桃源 무릉도원



나와 친구들은 마라맛을 안좋아해서 시그니처 요리인 화산마라전골 맛을 보지 못했다. 화산마라전골에 대한 리뷰를 보니 많이 맷지 않다고 했으나 우리들의 약한 장을 위해 세가지 요리를 주문했다.
주문은 테이블에 있는 QR 코드를 이용해서 주문을 하는 방식이었다.
메뉴판의 표지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다. 4명이라 세트 메뉴를 시키려다 마땅하지 않아 육식을 안하는 친구를 위해 어향가지, 고소한 튀김맛을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고추바삭 유림기, 그래도 중식에는 짜장을 맛봐야 한다는 친구를 위해 사천곱짜장을 주문했다.
중화요리에 어울리는 연태 고량주와 연태 하이볼 한잔 추가
메뉴판의 앞면이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킨다


어향가지가 다른 중식당과 비주얼, 맛 둘다 달랐다. 홍콩식인가? 홍콩을 안가봐서 모르겠다 ㅠㅠ
가지 튀김은 바삭, 어향소스가 매콤해서 입맛을 돌게 하면서 샐러드가 생각났다.

고추바삭 유림기 밑에 상큼한 양상추가 있어서 닭튀김과 곁들여 먹어도 좋았지만 매운맛의 어향가지와도 잘 어울렸다. 용용선생의 유림기도 다른 곳과 다른 고추의 알싸한 맛과 상큼한 레몬이 느끼한 튀김맛을 줄여주었다.

사천짜장인 줄 알았는데 그 사이에 곱이 있을 줄이야. 씹다보니 돼지고기가 아니라 곱창이었다. 미니 불판에 불을 켜기에 의문이 들었는데 곱창짜장이 담긴 돌냄비를 불판에 올려놓았다. 아니 왜 면이 안 보일까 생각할 찰나 우동면이 별도로 접시에 담겨 나왔다. 곱창을 먼저 먹고 그 후에 면을 짜장소스에 부으라고 했다. (면 사진을 못찍었다)
어휴, 짜!
친구들 모두 짜다고 생각하며 면을 섞었는데도 짜서 면 추가해서 짠 맛을 순화시켰다. 그래서 우린 사천곱짜장 곱배기를 먹게 되었다.
파리에서 온 친구왈
" 한국 음식이 언제부터인지 자극적으로 변했어. 짜고, 맵고, 달고...."

어릴적 마셨던 고량주는 도수가 높았고 맛을 못 느꼈었는데 연태 고량주를 마셔보고 나서는 고량주가 입에 착착 감겼다. 친구는 하이볼처럼 진토닉에 고량주를 섞었고, 난 얼음에 고량주만 넣어서 마셨다. 진토닉이 너무 달아서 연태 고량주 고유의 향과 맛을 느낄수 없기에 난 언더락 스타일을 좋아한다.

4명이 만나면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우리 뒷 자리에 젊은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너무 커서 친구들과 대화하기 힘들 정도였다. 점점 목소리가 켜져 가서 우린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카페로 이동했다.
점심 시간에 작은 식당에서 식사를 할 경우, 큰소리로 이야기하고 크게 웃을 때는 공간이 작아 더 크게 들린다. 듣기 싫어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고음의 웃음소리는 기분이 나빠져서 음식맛을 떨어지게 한다. 언제부터인지 한국사람의 식사 에티켓이 사라져버려서 안타깝다.
뒷자리의 젊은 친구들만 아니었다면 다른 음식도 맛보았을텐데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용용선생이 체인점이라고 알고 있는데 좀 조용한 곳을 찾아서 안먹어본 요리를 맛보고 싶다.
논현동 먹자 골목에서 매운맛의 중화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용용선생을 추천한다. 퓨전 스타일의 요리라서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파리 친구가 사온 선물
식전주로 달달한 스페인 포도주 porto와 바게뜨나 크래커에 발라 먹는 대구간(Foie de Morue) 통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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