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월양입니다.
글사세 2기를 준비하면서 워밍업으로 일주일에 2편씩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미루어두었던 글을 올리고 블로그에도 올립니다.
계절에 따라 같은 나무, 다른 색, 그래도 단풍나무
아파트 단지에 사계절을 보여주는 나무들이 있다. 봄을 알리는 개나리와 벚꽃나무, 목련, 여름 시작의 빨간 장미, 가을이 익어가는 은행나무, 단풍나무, 모과와 대추나무,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 등과 이름 모를 나무들도 있다. 계절에 따라 나무들도 변해 간다. 이렇게 다양한 나무들이 아파트 단지 안에 있었는데, 그 동안 그저 감정 없이 보고 지나쳤다.
어른공부의 인문학 독서모임을 책사세를 통해 공통의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토론을 하면서 사물에 대해, 내 주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겨울이 지나고 봄에 엄마와 아파트 단지 걷기를 가끔씩 하게 되었고, 겨울을 견디어 낸 나무들이 새순이 돋는 아름다움을 보면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있는 나무들을 눈 여겨 보게 됐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개나리, 벚꽃, 목련이 화려한 색상으로 시선을 끄는 데는 체 한 달도 못 갔다. 벚꽃을 일주일 간격으로 사진을 찍어보니 너무나 짧게 꽃이 피고 졌다. 벚꽃의 꽃잎이 흩날리쯤 목련이 만개하여 일주일 만에 허무하게 떨어졌다. 초록이 만개하는 완연한 봄이 되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꽃들이 지고 초록으로 싱싱한 나무들을 바라보며 걷다 보니 단풍나무의 뾰족한 잎들이 초록으로 변해가고 있었는데 맞은편의 또 다른 단풍나무는 여전히 짙은 빨강(죽은 빨강색이 더 어울려 보였다). 걸음을 멈추고 초록색과 붉은색 단풍나무의 잎을 다시 살펴봤다. 분명 둘 다 단풍나무였다. 가을에 봤던 단풍나무는 둘 다 붉은 단풍잎이었었는데, 겨울을 지내고 나서 두 나무의 잎의 색이 정반대였다. 한 앵글에 들어오게 사진을 찍었으나 사진으로 선명히 구별이 안되었다. 역시 사람의 눈의 시야는 핸드폰 사진기보다 넓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왼쪽이 적색 단풍, 오른쪽이 초록 단풍
단풍나무 의 종류를 알아보니,
단풍나무 Maple 의 학명은 Acer palmatum, 현화식물문의 단풍나무과로 산지의 경사 지대나 계곡가에 주로 서식하나 관상수, 공원수로도 많이 이용된다 <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 정보>
학명에서 알 수 있듯이 잎의 끝이 날카로운 것이 특징이다. 많은 원예품종들이 만들어져서 잎이 1년 내내 붉은 종류의 홍단풍 ( 봄단풍, 노무라단풍), 푸른 잎의 청단풍, 가지가 아래로 처지는 수양단풍 등을 많이 심고 있다 <다음백과>
단풍나무는 그저 붉은 단풍만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잎의 갈라진 개수도 다르고, 색도 다르고 가지의 형태도 다른 단풍나무들이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짙은 붉은 색의 단풍잎도 초록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맞은편 초록 단풍나무를 따라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지만.
무심코 지나쳐 버렸던 흔하디 흔한 단풍나무의 색을 보고, 사람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종이 같은 나무의 색도 다를진대, 하물며 사람은 살아온 시간과 습관, 환경이 다양하다. 가족이 아닌 친구는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듯이 성격이나 취향이 비슷하면 사귀게 되고 관계가 유지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친구 관계는 깨지게 된다. 직장동료는 일로 묶여있어서 직장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관계가 형성되지만 직장을 떠나면 동료가 아니라 그저 아는 사람으로 변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힘이 든다. 나의 살아온 시간과 그들이 살아온 시간이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데, 나와 다르면 불편하게 느껴진다. 어릴 적에는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것이 즐거웠는데 지금은 주춤거린다. 다름을 인정하지만 관계를 만드것은 부담을 느낀다.
나만 그런 것인가?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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